전력수요 6일 한때 사상최대… 작년 9·15정전사태 이후 첫 ‘주의’ 발령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에너지 소비량이 급증한 가운데 6일 전력수급 ‘주의’ 경보가 발동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 현황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기업의 전기 사용 억제로 위기 넘겨
전력 당국은 당초 6일 예비전력이 간당간당하지만 정상 범위인 400만 kW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요금이 이날부터 평균 4.9% 오르고, 지난달 30일 고장으로 정지됐던 영광 원전 6호기도 5일부터 발전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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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력난은 주요 기업의 전기 사용을 억제해 고비를 넘겼다. 기업들이 각각 줄일 수 있는 전력량을 입찰하는 전력 수요자원시장에 67개 대기업이 참여해 136만 kW를 줄였고, 미리 약정한 기업의 냉방장치를 원격으로 끄는 방식으로 80만 kW를 아꼈다. 이 밖에 민간 발전기를 가동시켜 42만 kW의 전력을 얻고 전압을 낮춰 전기 품질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70만 kW를 줄였다.
지식경제부는 “비상조치가 없었다면 예비전력이 16만 kW 수준까지 떨어졌을 것”이라며 “7일은 6일보다 전력수요가 많아 상황이 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예비전력이 100만 kW 아래로 떨어져 ‘심각’ 단계가 되면 급하지 않은 곳부터 전기를 차단하는 계획정전이 실시된다.
○ ‘올림픽 변수’도 전력난 한 요인
기업들의 전기 수요가 상대적으로 덜한 여름휴가 기간임에도 이렇게 전력난이 발생한 것은 서울에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긴 열대야가 발생하는 등 이상기후에다 이른바 ‘7말 8초’ 여름휴가를 마친 기업들이 월요일을 맞아 재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무더위가 길어질수록 같은 기온이라도 냉방장치 이용이 잦아진다”고 말했다. 또 런던 올림픽 중계방송을 보면서 밤에 냉방장치를 가동한 시민들이 아침에도 계속 냉방을 하는 ‘올림픽 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전력 당국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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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달 고리 원전 1호기 재가동을 허용했지만 불안해하는 주민이 있어 가동을 미루고 대화를 해왔다”며 “주민이 추천한 전문가들도 고리 원전 1호기의 안전성을 다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