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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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표 ‘고효율 영법’이 뭐기에
천부적 부력과 완벽한 스트로크로 약점 극복
중학교시절 독학으로 세계적 선수 영법 흉내
가장 이상적인 영법으로, 체격조건의 핸디캡을 날렸다. ‘마린보이’의 역영에 또 한번 새 역사가 탄생했다. 박태환(23·SK텔레콤)은 31일(한국시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93의 기록으로 쑨양(중국)과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은 1분43초14를 기록한 야닉 아넬(프랑스)에게 돌아갔다. 박태환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세운 자신의 아시아기록(1분44초80)에는 0.13초 뒤졌지만, 2008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자유형 200m 2회 연속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남자선수 중 올림픽 2회 연속 ‘멀티 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에는 김수녕과 박성현(이상 양궁) 등 여자 선수 2명만이 달성했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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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400m에서처럼 이번에도 가장 높은 자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3명의 메달리스트 중에서도 박태환은 가장 눈에 띄었다. 그가 마치 어른들의 틈바구니에 낀 어린아이 같았기 때문이다. 아넬(202cm)과 쑨양(198cm)은 박태환(183cm)보다 각각 19cm, 15cm가 더 컸다. 박태환은 “(결승선) 5m 전까지만 해도 내가 좀 앞서 있었는데…. 하지만 마지막에 몸이 잘 안나가더라고요. 쑨양은 일단 몸이 좀 길잖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관중석에서 박수를 보내던 아버지 박인호 씨는 “태환이가 외국선수들의 어깨 높이 밖에 오지 않더라. 더 크게 낳아줬으면 좋았겠지만, 씨가 그것밖에 안되는 것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아들이 처음 호주 전지훈련을 다녀와서 한 얘기를 떠올렸다. “아빠, 얼마나 물살이 센지 몸이 떨려.” 옆 레인 선수들의 파워가 워낙 대단해, 파도가 자신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였다. 어린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들의 덩치에 주눅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혹시 어깨라도 부딪힐까봐 “어깨를 움츠리고 다녔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이제는 쑨양 같이 ‘덩치 큰’ 선수도 “박태환이 롤 모델이었다”고 말한다.
○고효율 감각적 영법으로 장신 벽을 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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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독학으로 자신의 영법을 가다듬었다는 점이 더 놀랍다. 박태환은 “중학교시절부터 인터넷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영법을 보고 따라하며 나의 것으로 만들었다. 안 되면 ‘또 해보고’를 수없이 반복한 결과”라고 밝혔다. 하늘은 마린보이에게 신체 대신 눈썰미와 집념을 선물했다. 진짜 물고기는 크기에 상관없이 물을 잘 타는 법이다.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