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김학돈-최문형 씨
은행 입사도, 지점장 승진도 나란히 같은 해에 한 외환은행 김학돈(오른쪽), 최문형 부 부는 자신들을 최근 혜택을 2배로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2X’에 비유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외환은행의 25일 정기 인사에서 청담역과 대치역 지점장으로 각각 발령이 난 김학돈(50) 최문형(45·여) 부부는 이렇게 입을 모아 말했다. 두 사람은 1990년 입행한 뒤 태평로지점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해 1년 뒤 결혼했다. 결혼한 뒤에는 대부분 다른 부서에서 일했다. 남편은 소매, 자금 등의 분야를 거쳤고 아내는 프라이빗뱅킹(PB) 분야에서 오래 근무했다.
남편이 군대를 다녀와 호봉이 더 높고 아내는 출산 등으로 1년 휴직해 지금까지는 남편이 3년가량 먼저 승진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PB 부문에서 11년 근무한 아내의 실적이 높게 평가돼 부부가 동시에 지점장이 됐다.
이 은행원 부부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쉽지는 않았다. 지금은 대학생이 됐지만 쌍둥이 아들을 키우기도 쉽지 않았다. 외환위기 때는 많은 사내 커플 중 한 사람이 명예퇴직을 하는 사례도 많았지만 두 사람은 업무에 매달리며 악착같이 버텼다.
최 지점장은 “‘은행 일 똑같이 하니까 집안일도 같이 하자’면서 남편과 티격태격하기도 했다”면서도 “다행히 육아는 양가 어른들이 많이 거들어주셨고 집안일은 아무래도 제가 더 많이 했지만 남편이 가르쳐준 금융지식이 자격증을 따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자격증을 따려고 도서관에서 둘이 공부하면서 보이지 않는 경쟁도 했다”면서 “부부가 함께 힘을 모은 덕분에 오늘 이처럼 뜻밖의 곗돈을 타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