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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겪을때 날아든 사장님의 따뜻한 편지

입력 | 2012-07-21 03:00:00

■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의 야간 조업 현장을 방문해 직원과 인사하는 고재호 대우조선해양사장(왼쪽). 대우조선해양 제공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자 보물은 거대한 시설이나 첨단기술이 아닌 임직원이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 가족들은 19일 편지 한 통을 받았다. 3월 말 대우조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고재호 사장이 직접 보낸 편지였다. 유럽발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조선업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자 사장이 직접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가족들을 격려하기 위해 편지를 보낸 것이다.

고 사장은 취임 후 대부분의 시간을 조선소 현장 직원들을 만나는 데 사용했다. 노사 협력도 각별히 강조해 올해 4월 그리스에서 가진 첫 해외 수주 계약식에는 이례적으로 성만호 노조위원장과 동행하기도 했다.

그는 1만2000여 명의 임직원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취임 이후 100일간 현장에서 느낀 소회를 담담히 풀어냈다.

고 사장은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국내 회사들 중에서도 일부는 체면과 자존심을 뒤로한 채 중국 조선소 수준의 가격에라도 배를 짓겠다고 나서는 판”이라며 현재 업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굵은 케이블을 설치하며 땀 흘리는 직원들’ ‘심야에 공장에서 밤을 밝히며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 등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과 협력사 사원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회사의 자산은 직원들이다. 어렵긴 해도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이어 고 사장은 “무더운 일터에서 힘들게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회사 내 급식은 물론이고 냉방기 하나까지 챙기면서 모든 분들이 여름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