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소리는 들었지만, 그냥 과속방지턱인줄 알았다.”
한밤중 서울 강남 도로 한복판에서 5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도주했던 일명 ‘그랜저男’이 경찰에 붙잡힌 뒤 “몰랐다”고 주장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양재대로에서 도로를 건너던 이모 씨(58·보험설계사)를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로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해 이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특가법상 도주차량)로 정모 씨(53·회사원)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주변 CCTV(폐쇄회로) 분석 등을 통해 자택에서 붙잡힌 정 씨는 경찰에서 “‘쿵’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지만 사고가 아니라 동물에 부딪혔거나 과속방지턱에 걸리는 소리로만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 씨는 사고발생 후 곧바로 미등록 수리업소를 찾아 현금으로 찌그러진 보닛과 라디에이터 그릴 등을 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를 몰랐다는 사람이 미등록 업소에서 현금을 주고 찌그러진 차를 고쳤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현재 차량 교체부위 등을 증거물로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