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제철 등 설립 추진 “지방근무 직원 유치에 필수”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장이 있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2014년 자율고를 세울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재단법인 은성학원을 설립하고 교과부와 충남도교육청을 몇 차례 방문했다.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삼성으로부터 자율고를 세우겠다는 의견을 들었다. 학교설립계획서와 법인설립인가 신청서가 곧 접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도 본사를 옮길 경북 경주에 2015년 자율고를 만들 계획이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설립계획서 제출에 필요한 서류를 문의해왔다”고 전했다.
대기업들은 우수한 직원을 지방에 끌어들이기 위해 학교를 세우려 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직원 유치에는 교육환경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기업들은 하나금융그룹이 세운 자율고인 하나고(서울 은평구) 같은 방식의 학교를 구상하고 있다. 하나고는 2010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임직원 자녀를 포함해 일정 비율의 학생을 전국에서 뽑는다. 신입생의 20%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다.
하나고처럼 전국 단위 선발권을 인정받으려면 재단전입금이 학생 납입금의 20% 이상이어야 한다. 전국의 다른 자율고는 시도별로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이왕 투자를 한다면 지역의 임직원 자녀뿐 아니라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을 뽑아 차별화된 커리큘럼으로 엘리트교육을 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의 자율고인 중동고에 대한 지원을 17년 만에 끊겠다고 통보했었다. 당시 교육계에서는 “학생 선발권이 없어 삼성이 좌절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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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