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최근 국제 에너지 정세는 에너지 G2 시대의 본격적 대두로 요약된다.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이 에너지 소비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로 등장한 것이다. 이는 국제 에너지 협력의 중심추가 전통적 산유국인 중동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에서 북미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번 상하이 포럼에서 확인한 것처럼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지하 퇴적암층의 셰일(혈암)층에 저장된 메탄가스인 셰일가스는 채굴이 어려워 1800년대 처음 발견한 이후 100년간 방치돼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은 가스 저장층을 따라 굴착해 고압의 물을 분사하고 셰일을 파쇄하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했다. 이후 자국 내 가스 공급량의 30%를 감당하며 세계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 ‘천연가스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미국에서는 셰일가스에서 시작된 에너지혁명이 100만 개에 육박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사회 각 분야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그 열풍이 중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 포럼이 전달한 셰일가스 개발을 둘러싼 최근 미중의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소 간의 핵무기 개발 경쟁 또는 미중 간의 우주개발 경쟁을 연상시킬 정도다. 그만큼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중요한 국가과제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하이 포럼에서 만난 중국 석유가스공사(CNPC) 고위 임원은 “미국 셰일 개발 30년을 중국은 5년 안에 따라잡는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과 막대한 투자비가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장애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천연자원 개발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수질 대기오염 같은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고 잠재적 피해 복구사업에 선진적 광해(鑛害) 방지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의 주요 협력 파트너가 돼야 할 것이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