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씩 탄광 노역”… 18세 청년 고발영상 반향탈레반과의 전쟁 신음 속 아동 3명 중 1명은 일터로
아프가니스탄 카불 인근 바미안 지역의 한 무허가 탄광에서 10세 안팎의 한 소녀가 추운 겨울에 장갑도 끼지 않고 트럭에서 석탄 하역하는 것을 돕고 있다. 사진 출처 WSJ 인터넷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전한 이 한 장의 사진은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한 고통 못지않게 심각한 아프가니스탄의 아동 노동문제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인권 등과 관련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18세 청년 화딘 바라크자이 군(사진)이 촬영했다. 그는 한 비영리학교의 지원을 받아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카불 인근의 바미안 지역을 다니면서 무허가 탄광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했다. WSJ는 바라크자이 군이 촬영한 4분 분량 남짓의 동영상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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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영상에는 어린아이들이 허리를 굽힌 채 작은 당나귀를 몰고 지나가야 할 만한 작은 광구를 드나드는 장면이 들어 있다. 동영상 속의 해설자는 “석탄 범벅이 된 얼굴 때문에 누구인지 알아볼 수도 없다”고 전했다. WSJ는 아이들이 하루 12시간 석탄을 캐거나 운반하고 때로는 밤에도 일을 한다고 전했다.
바미안 지역 광산의 상당수는 중국의 국영 ‘차이나 메탈러지컬 그룹’이 개발권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동 노동 금지법을 지킬 것”이라고만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아프간 아동 노동의 심각성은 세계 언론과 국제기구로부터 최근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아프간 당국은 아동 노동의 심각성을 인정하지만 사실상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전체 어린이의 3분의 1 이상인 약 400만 명이 과일 따기에서부터 석탄 캐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노동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 노동사회순교자 및 장애인부의 고위관리는 “법으로는 어린이 노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 강제할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WSJ의 한 누리꾼은 “오랜 아프간 전쟁으로 부모들이 희생되면서 아이들이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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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위기분석관리 전문 민간기관인 메이플크로프트가 1월에 발표한 ‘아동노동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은 대상국 197개국 가운데 미얀마 소말리아 수단과 함께 최하위권 국가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