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
최근 2년 동안 집값 상승세는 둔화되거나 떨어졌어도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집값 하락은 시장이 과열되지 않고 안정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 매매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경매낙찰가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결국 세입자는 전세금 모두를 돌려받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현 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 우선 변제한도를 정하고 있지만 최근 전세가격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조사된 수도권과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주택가격 하락은 그 폭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찰가율이 떨어지는 것은 미래 주택가격에 대한 전망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가격 하락이 급격하게 일어나는 ‘버블’ 상황도 아니다. 버블이었으면 벌써 큰 폭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시장의 가격 반응이 소폭 하락에 그친 것이라면 버블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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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경매사례에서 보듯, 체감 손실이 큰 쪽은 세입자다. 규제로 인한 득도 없고, 허구에 가까운 가격 논쟁도 소용없다면 규제가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가를 짚어 볼 때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