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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Champion]‘디스코 팡팡-카페-노래방’ 게임 복합시설 선도 코메드 실업

입력 | 2012-07-16 03:00:00

야외 놀이공원 아닌 도심 실내서 “캬~악” 스트레스 팡팡!




학생들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디스코 팡팡’에서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코메드 실업 제공

‘딴따따 따따따∼.’

신나는 음악소리와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복 차림의 청소년 30여 명이 ‘디스코 팡팡’ 위에 올라타 떨어지지 않으려고 난간을 꼭 붙잡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놀이동산을 가고 싶지만 북적이는 인파와 만만치 않은 비용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막상 갈 만한 놀이공간도 없는 청소년을 위한 장소가 생겼다. 10일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디스코 팡팡’은 오락기기와 노래방 기기, 놀이기구까지 갖추고 있었다.

○ 오후 9시가 지나면 청소년들은 귀가

동그랗게 빙 둘러앉아 빙글빙글 돌아가는 디스코 팡팡은 특정 자리를 가끔씩 팡팡 튕겨 앉은 자리에서 넘어지는 재미가 압권이다. 신나는 최신가요와 함께 맛깔스러운 멘트를 날리는 DJ의 진행도 재미있다. “○○야, 영어점수 올랐으니 한 번 더∼!”라고 외치며 디스코 팡팡을 회전시킨다. 놀이기구에 탄 학생들은 등 뒤 손잡이를 꼭 잡으며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대형 놀이공원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던 놀이기구가 실내로 들어온 것이다.

디스코 팡팡을 10분 타는 가격은 4000원이다. 하지만 DJ들은 고객의 대부분이 청소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학생이 원하면 5분 더 태워주기도 한다. 비교적 싼값에 놀이기구를 타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특히 중고등학생들로부터 새로운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층은 디스코 팡팡, 2층은 카페테리아, 3층은 노래방 및 게임시설로 이뤄져 있다. 한 층이 220m²(약 67평)로 널찍해 생일파티를 여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영화관처럼 팝콘, 콜라, 아이스크림도 파는데 가격은 대부분 1000원 이하로 청소년에게도 큰 부담이 없다.

청소년들은 “그동안 주로 PC방이나 노래방에 갔었는데 이런 곳이 생겨서 좋다”는 반응이다. 강석수 군(15)은 “친구들과 갈 곳이 없었는데 학원 가기 전에 들러 놀이기구를 타고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고 말했다.

직원 정호영 씨(19)는 “오후 9시 이후에도 학생으로 보이는 손님이 남아있으면 신분증을 검사해 집으로 돌려보낸다”며 “건전한 놀이시설이라는 소문이 나 청소년 성인 할 것 없이 최근 고객이 많이 늘었다. 주말에는 1500명 이상이 찾는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귀가하면 젊은 데이트족이 그 자리를 메운다.

○ 아케이드 게임은 고부가 종합콘텐츠 산업

디스코 팡팡을 직영하는 코메드 실업의 고병헌 회장. 코메드 실업 제공

신림동 디스코 팡팡을 직영하는 코메드 실업의 고병헌 회장(58)은 지난해 경기 성남시 분당에도 오락기기, 노래방, 놀이기구 등을 갖춘 게임복합시설을 열었다. 그는 스스로를 ‘아케이드 게임 1세대’라 했다. 1980년 게임 개발 및 수출 전문회사인 고봉실업을 설립한 뒤 계속 아케이드 게임 업계에만 몸을 담았으니 햇수로 벌써 30년이 넘는다. 아케이드 게임은 화면 위에서 떨어져 내리는 도형을 변형시키며 빈틈이 없도록 차곡차곡 채워 넣는 ‘테트리스’나 인형 뽑기, 총 쏘기와 같은 게임을 말한다.

고봉실업은 한때 잘나가던 회사였다. 아케이드 게임 산업이 한창 성장하던 1989년에는 2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무역의 날에 ‘1000만 불 수출의 탑’을 받았고, 상공부장관상, 대통령 표창도 수상했다.

물론 위기도 많았다. 1983년 리비아 트리폴리의 한 놀이공원과 4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했는데 현지 정세가 극도로 악화되며 계약이 취소되기도 했다. 당시 고봉실업은 100억 원의 손실을 입고 부도를 냈다. 1990년 회사 이름을 코메드 실업으로 바꾸고 오락기구 컨설팅사업 및 아케이드 게임기 개발에 나섰지만 ‘게임’ 하면 탈선이나 불법 등을 떠올리는 부정적인 인식과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분 온라인 게임 열풍으로 아케이드 게임 산업은 계속 위축돼 지난해 9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나 고 회장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 디스코 팡팡 같은 아케이드 게임장을 가족 놀이공간으로 활성화하는 게 목표”라며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게임개발협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아케이드 게임산업은 반도체 철물 목재 등 다양한 업종이 결합된 고(高)부가가치 종합 콘텐츠 산업입니다. 이제 정부도 건전한 놀이문화를 만들고 인력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게 규제 위주의 현행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