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영화관들은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같은 극장에서 여러 영화를 보여주는 멀티플렉스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단성사 스카라극장 대한극장 등 오래된 극장들이 철거되고 새 건물이 들어섰다. 1910년대에 세워진 국도극장의 건물주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것을 우려해 하룻밤 사이에 극장을 허물어 버렸다. 근대문화유산이 되면 재건축이 불가능해지고 재산상 불이익을 당할까 봐 서둘러 철거한 것이다. 극장들이 현대식 건물로 바뀌면서 노년층의 추억도 함께 소멸됐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서대문아트홀이 건물 철거를 앞두고 그제 문을 닫았다. 1963년 화양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한 이 극장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던 단관 극장이었다. 이 극장 역시 멀티플렉스 극장에 밀려 겨우 명맥을 유지하다 2010년 어르신 전용 극장으로 전환했다. 노년층에게 2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1950, 60년대 영화를 틀어줬다. 팝콘 대신 가래떡 3개를 1000원에 팔았다. 마지막 날 영화관을 찾은 많은 어르신이 ‘시네마 천국’을 잃는 섭섭함에 눈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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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