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기내식’ 인기
컵라면에서 호텔급 코스요리, 그리고 다이어트식까지. ‘하늘 위의 만찬’ 기내식의 변화는 멈출 줄을 모른다.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이 저열량 식단으로 구성된 비빔반상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그런데 최근 항공사들이 ‘다이어트 기내식’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식후 운동이 쉽지 않은 좁은 기내에서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고 소화불량을 호소하거나 체중 증가를 우려하는 승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 저(低)열량 식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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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전 등급 승객을 대상으로 비빔밥을 선보여 높은 호응을 얻은 대한항공은 2005년 미주 노선을 시작으로 비빔국수를 기내식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9단계에 걸친 특수 숙성기법을 개발해 25시간이 넘는 보존시간에도 굳거나 붇지 않는 면발을 유지하는 게 비결. 방금 조리한 것처럼 면발이 쫄깃쫄깃하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비빔국수의 열량은 450Cal. 2006년 ‘기내식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머큐리상을 받았다.
이 밖에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한식 죽, 2006년부터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 승객을 대상으로 유기농 식사, 저열량 요거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부터 비즈니스클래스 이상 및 일부 이코노미클래스의 기내식 메뉴판에 메뉴별 열량을 표기하고 있다. 농업과학기술원의 식품성분표와 한국영양학회의 영양분석 프로그램에 근거한 열량 정보를 제공해 승객이 원하는 식사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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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기 여승무원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기내식은 열량이 낮고 소화도 잘되는 한식”이라며 “젊은 여승무원들은 열량 섭취에 민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영양정보 사이트인 ‘다이어트디텍티브닷컴’이 지난해 북미지역 항공사들의 기내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열량이 높았던 메뉴는 아메리칸에어라인(AA)의 ‘보스턴마켓 델리치킨 페스토’(1240Cal). 치킨에 각종 소스를 끼얹고 곡물 빵과 포테이토칩을 곁들인 이 음식의 열량을 소모하려면 4시간 28분을 걸어야 한다. 다이어트디텍티브닷컴의 찰스 플랫킨 조사원은 “일부 기내식의 열량은 1인분이 아니라 한 가족에게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