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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식단이 홀∼쭉해졌어요

입력 | 2012-07-13 03:00:00

■ ‘다이어트 기내식’ 인기




컵라면에서 호텔급 코스요리, 그리고 다이어트식까지. ‘하늘 위의 만찬’ 기내식의 변화는 멈출 줄을 모른다.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이 저열량 식단으로 구성된 비빔반상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하늘 위에서 맛보는 즐거움’인 기내식이 가벼워지고 있다. 여행 중 가벼운 식사의 개념으로 시작된 기내식은 항공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의 수단이 되면서 고급 레스토랑 수준에 필적하는 식도락(食道樂)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최근 항공사들이 ‘다이어트 기내식’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식후 운동이 쉽지 않은 좁은 기내에서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고 소화불량을 호소하거나 체중 증가를 우려하는 승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 저(低)열량 식사 인기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부터 미주 및 유럽 노선 이코노미클래스 승객을 대상으로 연어 샐러드와 국수로 구성된 ‘저열량’ 건강식을 선보였다. 이 식사의 열량은 약 380Cal. 연어 속 지방에는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오메가3의 일종인 EPA도 들어 있다.

1997년 전 등급 승객을 대상으로 비빔밥을 선보여 높은 호응을 얻은 대한항공은 2005년 미주 노선을 시작으로 비빔국수를 기내식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9단계에 걸친 특수 숙성기법을 개발해 25시간이 넘는 보존시간에도 굳거나 붇지 않는 면발을 유지하는 게 비결. 방금 조리한 것처럼 면발이 쫄깃쫄깃하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비빔국수의 열량은 450Cal. 2006년 ‘기내식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머큐리상을 받았다.

이 밖에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한식 죽, 2006년부터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 승객을 대상으로 유기농 식사, 저열량 요거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부터 비즈니스클래스 이상 및 일부 이코노미클래스의 기내식 메뉴판에 메뉴별 열량을 표기하고 있다. 농업과학기술원의 식품성분표와 한국영양학회의 영양분석 프로그램에 근거한 열량 정보를 제공해 승객이 원하는 식사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 한식이 가장 인기

아시아나항공은 올 3월부터 콩나물밥(402Cal)을 기내식 메뉴로 추가했다. 또 2009년부터 동남아 구간 심야편에 도토리묵밥(390Cal)을, 일부 장거리 구간에서는 저열랑 온면을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장거리나 심야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이 위에 부담이 없는 메뉴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저열량 메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기 여승무원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기내식은 열량이 낮고 소화도 잘되는 한식”이라며 “젊은 여승무원들은 열량 섭취에 민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영양정보 사이트인 ‘다이어트디텍티브닷컴’이 지난해 북미지역 항공사들의 기내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열량이 높았던 메뉴는 아메리칸에어라인(AA)의 ‘보스턴마켓 델리치킨 페스토’(1240Cal). 치킨에 각종 소스를 끼얹고 곡물 빵과 포테이토칩을 곁들인 이 음식의 열량을 소모하려면 4시간 28분을 걸어야 한다. 다이어트디텍티브닷컴의 찰스 플랫킨 조사원은 “일부 기내식의 열량은 1인분이 아니라 한 가족에게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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