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터득한 의료행위는 법-사회통념상 용인 안돼”… 추종자들 ‘현대판 화타’ 불러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5일 한의사 면허 없이 의료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장 옹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무면허 의료행위자 중에서 부작용 없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그런 사람을 식별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일정한 형태의 자격인증(한의사 면허)을 하는 것 이외에 의료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 의료행위가) 단순히 특정 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 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며 “전문교육이나 전문서적을 통하지 않고 남의 도움도 없이 혼자 터득한 의료행위는 의료법을 포함한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 통념에 비춰 용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말기 암이나 불치병을 치료했다는 일부 사례를 고려해도 결론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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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지 못하는 장 옹은 증상을 묻지 않고 환자가 왼쪽 어깨를 정면에 대고 앉으면 견갑골 밑과 허리 부분을 손으로 누르면서 목 뒤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했다. 그가 기소된 이후 한 방송사는 장 옹과 구당 김남수 옹을 둘러싼 불법 의료 논란을 조명하기도 했다.
대법원 선고가 내려지자 장 옹의 지지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장 옹의 구명운동을 벌였던 ‘장병두 할아버지 생명의술 살리기 모임’ 대표를 지낸 박태식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양 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중증 환자들이 많은데 1만분의 1이라고 해도 이들의 회생 가능성을 막을 권리가 누구에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공판에 증인으로 나서 “위암이 장암과 복막암으로 전이돼 항암치료도 포기하고 시한부 인생을 살던 상황에서 장 옹의 약을 먹고 극적으로 살아났다”고 증언한 바 있다. 장 옹은 2009년 4월 ‘맘 놓고 병 좀 고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의술과 주장을 소개하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관계자는 “법치주의의 근본을 확실하게 밝히는 정당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이 관계자는 “운전을 잘한다고 해서 면허 없이 차를 몰고 다닐 수는 없다”며 “법이 정한 면허는 사회질서와 안녕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국민건강을 위한 의료체계와 법질서를 확립하는 판결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장병두 옹 사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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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28일 1심,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0만원 선고
△ 2007년 10월 12일 항소심, 1심과 같은 형량 선고
△ 2012년 7월 5일 상고 기각 판결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