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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X-선 검사장비 상당수 ‘다제내성균’ 오염

입력 | 2012-07-04 06:20:00

몸에 대는 X-레이 카세트 68%서 검출…일부는 '심각' 수준
"철저히 소독하고 1회용 비닐커버 사용해야"




X-선 촬영검사의 필수장비인 'X-레이 카세트' 상당수가 기존 항생제로 치료하기 어려운 '다제내성균'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X-레이 카세트는 X-선을 촬영할 때 촬영하고자 하는 신체 부위에 대는 플라스틱 판으로, 이 카세트에는 X-선에 노출됐을 때 발광하는 필름이 들어 있다.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재석 교수팀은 영상의학과에서 X-선촬영 검사 때 쓰이는 37개 카세트를 수거해 표면의 검체를 배양 검사한 결과 25개(67.6%)에서 다제내성균으로 불리는 '메티실린 내성균'이 검출됐다고 4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 같은 검사결과를 담은 논문을 진단검사의학회지 최근호에 보고했다.

논문에 따르면 37개의 카세트 중 6개(16.2%)에서 가장 강한 내성균으로 꼽히는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이 검출됐다. 특히 6개 중 2개의 카세트에서는 1개당 100개가 넘는 MRSA가 관측돼 '극심한 오염상태'로 평가됐다.

MRSA는 몸속에서 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항생제 남용 탓에 변이된 것으로,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항생제가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자칫 MRSA가 만성질환자에게 감염되면 혈관, 폐, 수술부위 등에 심각한 2차 감염을 일으켜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 19개(51.4%)의 카세트에서는 MRSA와 비슷한 메티실린 내성균의 일종인 'MRSH(Staphylococcus haemolyticus)'가 분리됐다. MRSH도 MRSA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상처 부위에 옮아가면 치명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X-레이 카세트에서 다량의 다제내성균이 검출된 것은 X-선 촬영시 일부 환자의 상처 부위에서 묻어나온 고름이나 혈액이 카세트에 오염됐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문제는 이렇게 오염된 카세트가 다른 환자의 몸이나 압박붕대의 표면, 의료진의손 등에 직접 닿는 경우 주변에 전파돼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의 경우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X-레이 카세트를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균을 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일부 환자에 대해서는 1회용 비닐 커버를 사용토록 하는 등의 다제내성균오염 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김재석 교수는 "병원 내 환경에는 MRSA와 같은 세균에 오염될 위험이 커 검사장비 및 도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X-레이 카세트의 경우 정기적인 소독과 1회용 비닐커버가 세균 차단에 효과적인 만큼 전체 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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