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강창희 국회의장 “의원들 특권 당연시… 방탄국회 꼴사납다”

입력 | 2012-07-04 03:00:00

강창희 국회의장 인터뷰




3일 국회 본청 의장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강창희 국회의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국회의원들이) 특권에 익숙해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연한 것이 된다. 특히 불체포특권, ‘방탄국회’는 가장 꼴사납다.”

강창희 신임 국회의장(6선)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적극적인 정치개혁과 국회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9대 국회도 법정 개원일보다 한 달 가까이 늦게 문을 연 것에 대해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가 없었으면 개원이 됐겠느냐. 더 끌었을 것”이라며 “자동적으로 국회가 개원하도록 법률적으로 규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랜 원외활동 끝에 8년 만에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의장이 됐다.

“원외에 있어 보니 국민들이 정치권과 국회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더 잘 느꼈다. 국민 불만은 이거다. 첫째, 여야의 싸움 때문이다. ‘애들 보기 민망하다’는 것이다. 둘째,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수사기관에) 붙잡혀 가는 것, 부정 때문이다. 셋째, 자기들 잇속만 챙기면서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어디에 중점을 둘 생각인지….

“이번 국회에서 싸움하는 것 하나는 꼭 막겠다. 총선을 거치면 매번 초선이 절반이다. 그러면 국회가 나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더 포악해지고 거칠어졌다. 18대 국회에서 쇠사슬 전기톱 최루탄으로 폭력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 그전까지는 밀고 당기고 하는 것만 있었지 유혈극은 없었다. 국회법 개정으로 몸싸움하는 횟수나 기회는 대폭 줄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다. 반면에 일이 안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의장은 흥정 붙이고 싸움 말리고 하는 일밖에 없다. 그것은 확실히 하겠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대선에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국회의장을 맡게 된 이유는….

“19대 총선에 당선되니 (나에 대한) 논란이 많더라. 당을 위해서도 내가 (당) 대표하는 게 너무 시끄러울 것 같아 관뒀다.”

―의장 선출 투표에서 많은 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올해 대선이 있어 국회가 정치투쟁의 장이 될 수도 있는데, 야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지….

“(야당의 반대는) 예상했고 69%의 지지를 얻어 시작했지만 (의장직을) 마칠 때는 96%로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 김대중 정부 초대 내각에서 (자민련 소속으로) 과학기술부 장관을 했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나와 같이 교육부 장관을 했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시 대통령공보수석이었다. 지금 민주당 수뇌부와는 아무런 갈등이나 선입견이 없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크지만 17,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하지 못했다.

“25년 동안 한 번도 헌법에 손을 안 댔다. 이제 장기 집권에 대한 우려는 불식됐고 또 다른 문제가 있는 만큼 개헌의 필요성을 느낀다. 나도 한때 개헌을 주장했다. 내각제가 됐든 다른 형태든 차기 정부에서 개헌이 제기될 경우에 대비하겠다. 개인적으로 나는 아직도 내각제론자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