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배구의 간판 김연경(오른쪽)이 임의탈퇴선수가 되면서 해외 이적이 불투명해졌다. 페네르바체를 유럽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는 김연경. 사진 출처=CEV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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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임대구단·연봉, 구단 독단 처리”
흥국 “구단 동의 없는 계약은 규정위반”
장기화땐 선수만 피해 에이전트 손떼야
여자배구 최고스타 김연경(24)과 원 소속구단 흥국생명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2012∼2013시즌 프로배구 V리그 선수등록 마감일인 2일 김연경을 임의탈퇴선수로 공시해줄 것을 프로배구연맹(KOVO)에 요청했다. 이는 구단 동의가 없으면 국내 타 구단은 물론 해외 이적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악의 경우 김연경은 당분간 코트에 설 수 없다.
○흥국생명 “원칙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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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규정을 어기고 에이전트와 계약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흥국생명 권광영 단장은 “김연경이 한국배구의 위상을 높이며 해외에서 활약하는 것은 배구계나 구단 입장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규정을 깨고 김연경의 이적을 인정해 줄 경우 프로배구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원칙을 강조했다. 물론 협상의 여지는 있다. 권 단장은 “지금이라도 김연경이 에이전트 계약을 파기한다면 구단 차원에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연경 “에이전트 통해 해외 진출 하겠다”
김연경은 물러설 생각이 없다. 그는 “페네르바체와 통역이 제공되는 것으로 계약했지만 실제로 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보다 나은 조건으로 해외 임대 계약을 추진하려면 에이전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흥국생명과 감정 대립이 있었던 부분도 인정했다. 김연경은 “페네르바체와 계약 해지도 구단이 먼저 진행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또 내가 임대될 해외구단과 연봉 문제를 구단이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최악의 경우 운동을 쉬는 한이 있어도 에이전트를 통한 해외 진출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 확대 시킨 건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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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해외 시장은 마무리 단계다. 양측 대립으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김연경이다. 소속 구단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해외 이적을 추진하고 있는 에이전트가 손을 떼야만 해결될 사안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