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애정행각, 여중생→시끄럽다, 50대 아줌마→자리
지하철에 동승한 고슴도치들은 서로 상대를 가리키며 ‘꼴불견’이라고 칭한다. 보통은 자신과 비슷한 부류보다는 다른 부류를 지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꼴불견을 자주 본다는 이나 거의 보지 못한다는 이나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이미지’에 있다.
‘O2’는 지하철 꼴불견과 관련해 가장 쉽게 연상되는 이미지를 물은 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주관식 답변도 함께 받았다. 3000명의 대답은 ‘Tagxedo’라는 클라우딩 서비스페이지를 통해 도식화했다. 이 서비스는 사람들의 답변을 어절로 끊어 전수분석을 한 뒤 그림으로 나타내준다. 사람들이 많이 언급한 단어일수록 그림에서 크고 굵은 글씨로 나타난다. 글씨 위치는 상관이 없다.
여중생의 경우 ‘시끄럽다’(41.0%)와 ‘떠든다’(28.6%)가 가장 많았다. 교복 입은 여중생 무리만 보면 “오늘 지하철에서 잠은 다 잤군”이라며 체념하기 마련이란 뜻. ‘개념/버릇/예의 없이’(19.6%)나 ‘욕/거친 말’(18.7%)을 쓴 사람도 상당수여서 청소년 언어문화의 심각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50대로 넘어가 보자. 50대 아줌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자리’(40.2%)였다. 그림에서도 ‘자리’ ‘자리에’ ‘자리를’ ‘자리가’ 등이 눈에 확 띈다.
그 뒤를 ‘앉으려고’(15.6%)가 차지했다. 결국 50대 여성에 대해서는 ‘자리에 앉으려고’가 첫째 이미지인 셈이다. 50, 60대 아저씨를 꼴불견으로 꼽은 이유 중에서는 술이 단연 1위였다. ‘술에/술 냄새/취한’이 31.6%나 언급됐다. ‘큰 소리로’가 2위에 올랐고, ‘다리를’(7.4%), ‘쩍벌남’(6.7%) 등도 자주 떠오르는 단어였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