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줄여 30년 같은 가격市, 착한가격업소 67곳 선정
21일 점심시간 전남 여수시 화장동 유진식당. 66m²(약 20평) 넓이 실내의 10개 식탁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백반 반찬은 조기구이, 콩나물 무침, 김치 등 8가지였다. 택시운전사 김모 씨(53)는 “백반 맛이 좋고 값이 저렴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 식당에 손님이 많은 것은 15년째 백반 가격을 3000원만 받기 때문이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반찬 질이 떨어지거나 맛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저렴한 가격의 비결은 손님들이 반찬, 물 등은 직접 챙겨 먹고 주방은 주인 정순심 씨(72·여)가 관리해 인건비 지출을 줄인 것이다. 식재료는 시장에서 직접 구입하고 채소 등은 텃밭에서 재배해 재료비도 절감했다. 38년째 식당을 해온 주인 정 씨는 15년 전 현재 자리에 유진식당을 차렸다. 정 씨는 “밥을 먹는 사람들은 손님이 아니라 가족”이라며 “밥을 팔아 손주 용돈 줄 정도의 이익만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여수시 봉산동 시원식당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시원식당은 30년째 백반 가격이 3000원이다. 주인 박귀례 씨(72·여)는 “가족들에게 밥을 차려준다는 생각으로 장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 식당도 박 씨 1인 경영 등으로 비용을 최소화했다. 두 식당 모두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으로 맛깔스러운 식사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버스 및 택시운전사, 일용직근로자, 시장 상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의 물가가 비싸다는 막연한 소문과 달리 착한가격 업소가 많다”며 “엑스포 관람객들이 착한가격 업소에 대해 알고 이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