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고현정(41·사진)이 이번에는 영화에 나온다. 21일 개봉하는 ‘미쓰 GO’는 ‘여배우들’(2009년) 이후 3년 만에 출연한 작품.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년) ‘해변의 여인’(2006년) 등 작은 작품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상업영화에선 첫 주연이다.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소심한 순정만화가 천수로 역을 맡았다. 낯선 사람의 호의에도 금세 마음을 여는 천수로는 물건을 배달하다가 살인사건에 얽힌다. ‘대물’의 여자 대통령, ‘선덕여왕’의 미실 같은 센 캐릭터를 보던 관객은 낯설어할 만하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난 그는 과거 이야기부터 꺼냈다. “(2004년) 컴백한 뒤 사람들이 저를 너무 ‘어른’으로 대하더군요. 아이 낳고 이혼하고 재벌 집에 갔다 왔다는 점 때문인 것 같았죠. 하지만 저는 (천수로처럼) 미숙한 면이 많아요.”
오랜만의 영화 연기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제 연기는 ‘디즈니랜드 연기’예요. 마흔둘인데 보기 드물게 해맑지 않았나요? 죄송해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오롯이 작품의 리더다. 평소 보스 기질이 넘친다는 말을 많이 듣는 그는 “웬만하면 게으른데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도 고생한 스태프들을 위해 꼭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