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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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집불통 ‘부산 사나이’의 변신
전훈서 제외 ‘시련의 겨울’ 깨달음 얻어
넓어진 포수 시야…4할2푼 도루저지율
부산고 3학년 시절이었다. 고(故) 조성옥 감독이 김태군(23·LG·사진)을 불렀다. “너 포수해라.” 그날로 마스크를 썼다. 남보다 늦은 포수 데뷔였지만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프로에 와서도 모든 일이 잘 풀릴 줄만 알았다. “솔직히 그때는 ‘너는 말해라. 난 안 듣는다’, 뭐 그런 식이었어요. 변화시킬 생각을 하지 않고, ‘내가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부산사나이’의 고집은 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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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과 풋워크부터 다잡았다. 무엇보다 ‘채우기 위해 비운’ 마음가짐이 달랐다. 귀를 열고, 포수로서의 시야도 차츰 넓혀갔다. “‘공은 투수가 던지는 것이다. 맞을 코스에 사인을 내는 포수는 없다’는 말도 있지만, 전 생각이 달라요. 포수는 투수가 편안한 길로 쉽게 갈 수 있도록, 그 길을 깎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탈바꿈한 그는 0.423의 도루저지율(26개 시도 중 11개 저지·3위)로 LG의 안방을 지키고 있다. 13일 SK전을 앞둔 잠실구장. 김태군의 옆으로 전날 아쉽게 승리를 놓친 리즈가 지나갔다. 그는 리즈를 “형”이라고 부르며 어깨를 감싸 안았다. 리즈는 활짝 웃었고, 김태군 역시 “경기에 나가서 이기는 것이 행복할 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