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 체조대표 세계 최고난도 기술의 비밀
“7.4점입니다.”
지난해 7월 9일 경기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1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 국제체조연맹(FIG) 기술위원회는 양 선수의 경기를 보고 “도마 역사상 가장 높은 난도의 기술”이라고 극찬하며 최고 기술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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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1 ‘치타처럼 달려라’
양 선수가 출발해 공중 3회전을 한 뒤 착지할 때까지는 걸리는 시간은 약 3초. 이 짧은 순간에 완벽한 동작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달리기, 도약, 회전속도라는 3박자가 맞아야 한다.
먼저 화려한 도마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추진력은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에 있다. 양 선수가 전속력으로 달려 구름판을 밟을 때 순간 속도는 초속 7.83m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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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2 ‘벌처럼 사뿐히 날아라’
달리기에서 추진력을 얻은 다음에는 손으로 도마를 짚어 도약한다. 달려온 힘을 공중에서 쓸 수 있도록 수직 방향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도약할 때는 도마에 손이 닿는 시간이 짧을수록 좋다. 도마를 오래 짚으면 달리기로 축적된 힘이 도마로 전달돼 도약력이 줄고 결국 공중에서 기술을 쓸 시간이 줄어든다. 도약력은 회전속도에 영향을 주는데 회전속도란 1초에 얼마나 회전했는지를 각도로 나타낸 개념이다. 송 연구원은 “양 선수의 경우 도마를 짚는 시간이 0.18초에서 0.15초로 줄면서 공중회전속도가 초당 136도 늘었다”며 “이 덕분에 공중에 떠 있는 동안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회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비밀3 ‘김연아처럼 팔 모으고 돌아라’
공중 3회전에서 핵심은 팔의 움직임이다. 팔과 몸통 사이의 각도에 따라 회전속도가 달라지는 만큼 회전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팔을 몸통에 가깝게 붙여야 한다. 팔이 미세하게 벌어지기만 해도 속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양 선수는 회전할 때 팔을 최대한 오므린다.
체육과학연구원의 측정 결과에서도 양 선수의 오른팔과 몸이 이루는 각도가 22도일 때는 초당 632도로 회전했지만 각도가 66도로 늘어나자 회전속도가 초당 557도로 줄었다. 과학적으로도 팔을 모으고 회전하는 게 기록에 도움을 준다는 얘기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가 트리플 점프를 할 때 회전속도를 높이기 위해 순간적으로 손을 모으는 것과 같다. 이 모든 과정이 제대로 됐는지는 착지 순간을 보면 알 수 있다. 도마에서 전체 동작은 도미노처럼 연결돼 있어 달리기, 도약, 회전이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으면 착지할 때 넘어지기 십상이다. 송 연구원은 “양 선수는 막판 훈련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어 착지 동작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며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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