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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0년, 미래로 가는 KORINA]정부는 환전 수수료 경감… 상인은 ‘위안화 받기’ 캠페인을

입력 | 2012-06-06 03:00:00

■ 위안화 통용되게 하려면




위안화 통용의 후보지역은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서울 명동이나 동대문, 제주도 등이 있다. 물론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 위안화를 받으라고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인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정책적으로는 상인들이 관광객들과 위안화 거래를 할 때 생기는 불편을 완화해주는 방안이 있다. 가장 큰 불편은 환전 수수료 문제다. 위안화의 ‘팔 때’ ‘살 때’ 환율 차이는 약 10%로 달러(3∼4%)보다 훨씬 크다. 외환 매매에 따른 손실이 많다는 뜻이다. 업주들은 위안화를 사지는 않고 중국인에게서 받은 위안화를 팔기만 하기 때문에 환전 수수료는 약 5%다. 이를 줄이기 위해 정부나 은행권에서 이 지역 자영업자들에게 위안화에 대한 환전 수수료를 경감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원화와 위안화 간의 외환시장을 여는 것도 방법이 된다. 실제로 이달부터 일본 엔화와 위안화는 중간에 달러화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원화-위안화 직거래를 하면 중국에 물건을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은 지금까지는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원화로 직접 받게 된다.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중국 여행을 갈 때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지만 사실은 원화를 곧바로 위안화로 바꾸는 게 아니다. 은행들이 관광객에게서 받은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이 달러를 다시 위안화로 바꿔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위안 직거래를 하면 환전 단계를 하나 줄이면서 매매자가 물어야 하는 수수료가 훨씬 싸진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비록 외환 거래는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지만 두 통화 간 직거래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결국 양국 정책당국이 이끌어가야 한다”며 “그러기엔 아직 원-위안 거래 수요가 적고 시장 여건도 성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위안 직거래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우선 업주들이 위안화 결제의 영업효과를 먼저 인식하고 해당 상권에서 캠페인을 하는 등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결제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주영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위안화 통용이 이뤄지면 정부가 외화 유출입을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또 매번 상인들이 위안화 환율을 일일이 알아봐야 한다는 점도 어려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준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중국인들이 우리를 위안화가 자유로이 통용되는 동남아처럼 자신들이 보기에 ‘만만한 나라’로 생각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英-日등 세계 각국도 “위안화 거래 늘리자” ▼

다른 나라들도 자국 내에서 위안화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생긴 현상이다. 각국은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을 자국 금융시장 및 경제발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위안화 허브’ 유치전에 뛰어든 대표적인 나라는 영국 일본 아랍에미리트 홍콩 대만 등이다. 이들 나라 정부는 중국과 통화스와프(서로 다른 통화를 약정된 환율에 따라 일정 시점에 서로 맞바꾸는 외환거래)나 외환거래 협정을 맺고 은행들도 저마다 위안화 예금, 펀드상품 등을 만들며 위안화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도 무역대금을 달러에서 위안화로 바꾸는 추세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위안화 거래의 중심지가 되면 중국 투자자들의 자금을 더 많이 유치하고 관련 산업의 고용이나 인적자원이 확대될 수 있어 각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상수 산업부 차장

▽팀원
정효진 강유현 박창규(산업부)
유재동 김재영 박선희(경제부)
김희균 남윤서(교육복지부)
허진석(문화부) 이정은(정치부)
신광영 기자(사회부)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