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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탈북자에 막말 파문] “민주, 위기 모면하려 임수경 vs 하태경 구도로 몰아”

입력 | 2012-06-05 03:00:00

■ ‘변절자’ 지목 하태경 의원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에게 ‘변절자’로 지목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사진)은 4일 “민주당은 이 문제를 민주당과 새누리당, 임수경과 하태경의 구도로 몰고 가려고 하지만 본질은 민주당과 탈북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임 의원 자신이 탈북자를 변절자로 몬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나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의 위기를 돌파고자 하는 정치성 발언을 하고 있다”며 “임 의원은 거짓말을 하지 말고 탈북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임 의원에 대해 “민주, 통일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라고 표현했다. 임 의원과는 나이와 학번이 같아 지금도 서로를 ‘수경아’ ‘태경아’라며 이름을 부른다고 한다. 특히 둘은 1993년 7월부터 문익환 목사 밑에서 함께 통일운동을 하기도 했다. 문 목사는 이듬해 1월 사망했다. 하 의원은 4·11총선 이후 임 의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앞으로 같이 할 일이 많을 테니 서로 도와주자”고 했고, 임 의원은 최근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 의원에 대해 “서로 만나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호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논란이 시작된 3일 오전 11시경 임 의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임 의원은 통화에서 “그때 (인터넷 언론 인터뷰에서) 내 진심을 밝히지 않았나. 그날 취중 발언은 실수”라고 해명했고, 하 의원도 “더이상 나에 대한 발언은 문제 삼지 않을 테니 탈북자에게 상처를 준 건 사과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임 의원은 “취중 발언 당시 ‘변절자’는 새누리당으로 간 하 의원을 지칭한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냈고, 하 의원이 전화를 걸어 진의를 확인하자 임 의원은 “보도자료가 내 뜻이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것.

하 의원은 “그 사이 당으로부터 뭔가 지침을 받은 것 같다”며 “민주당은 이 문제를 탈북자와의 문제가 아닌 민주당 대 새누리당의 구도로 만들려고 하고 있지만 이번 논쟁의 본질은 임수경과 민주당 지도부가 탈북자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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