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AFX 현장서 만난 ‘뮈글레’ CD 니콜라 포르미케티
프랑스 패션하우스 ‘뮈글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레이디 가가의 스타일리스트로도 유명한 니콜라 포르미케티.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며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종이에 쓴 뒤 들어 보였다. 싱가포르=포토그래퍼 워런 위
뮈글레는 14일부터 2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패션익스체인지(AFX)의 메인 프로그램인 아우디 패션페스티벌 오프닝 쇼에서 올해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였다. 포르미케티는 15일 싱가포르 래플스시티 빌딩에서 열린 아시아패션서밋 대담에 나와 언론에 처음으로 자신의 개인사와 속내를 털어놓았다. 위크엔드3.0은 대담 후 별도로 그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지난해부터 뮈글레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디자인 및 쇼 전반을 이끌고 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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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일본인, 아버지가 이탈리아인인데, 당신은 아시아에 가까운가, 유럽에 가까운가.
“일본 시즈오카에서 태어났고 도쿄에서 자랐다. 고등학교는 로마에서 나왔고, 그 후 10년 동안 런던에서 살았다. (혼혈이라) 어릴 때에는 아웃사이더 같았지만 결국 뭔가를 혼합(blending)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줬다. 35세인데 아시아계라 동안이다.(웃음)”
아시아인이면서 유럽인으로서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은….
“나는 빅뱅과 2NE1의 광팬이다. 2NE1 노래도 할 줄 안다. 오늘 아침에도 2NE1의 ‘스크림’과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를 들었다.(자신의 아이폰을 꺼내 재생 목록을 보여줬다.) 이건 비밀인데 앞으로 2NE1과 일할지도 모른다. 유럽에서 알고 지내는 한국 사람도 많다. 몇 년 전엔 파리에서 우영미 디자이너와 같이 쇼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비빔밥을 같이 먹었는데 매운맛이 최고였다. 서울패션위크에 초청받으면 꼭 가고 싶다. 한국인 디자이너와 함께 레이디 가가의 의상도 작업해 보고 싶고, 한글도 배워 보고 싶다. 내 이름을 한글로 써 달라.”(이름을 써주자 한 번 보고는 능숙하게 똑같이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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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지만 내내 클럽만 다녔다. 추천할 만한 경험은 아니다. 당시 런던 소호의 최신 유행 숍에서 일했는데 그곳에서 온갖 일을 하며 많은 패션계 인사들과 인연을 맺었다. 난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쇼마다 기웃대는 ‘패션 키드’였다. 지금도 전 세계를 다니며 일하는 걸 좋아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이들과 소통한다.”
레이디 가가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2009년만 해도 레이디 가가는 잡지 화보를 찍고 싶어도 계속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겨우 ‘V매거진’이 받아줬는데 문제는 아무데서도 의상을 빌려주질 않는 것이었다. (그녀의 스타일이) 저속하다(vulgar)며 디자이너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알렉산더 매퀸과 미우치아 프라다 등 소수만이 그녀의 취향을 존중했다. 그래서 내가 다른 모델에게 입힐 거라고 거짓말을 해 옷을 모아 레이디 가가에게 입혔다. 가가는 내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녀를 통해 내 작품이 말을 하는 것 같다. 생고기 드레스는 식상한 드레스가 싫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됐다. 전날 로스앤젤레스의 정육점에 가서 최상급 쇠고기를 사다 심플한 코르셋 형태부터 만들고 모자와 백도 만들었다. 보석 장식도 했다. 밤엔 냉장고에다 보관했다. 그녀의 이번 본디스웨이 볼 투어에서도 특히 생고기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
전신에 해골 문신을 한 캐나다 출신 모델인 릭 제네스트를 동영상 광고의 메인 모델로 내세워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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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이영진 기자 jean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