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자전’ 이어 내달 개봉
《 영화 ‘방자전’ 이후 한복 차림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배우 조여정(31). 조그만 얼굴에 눈코입이 올망졸망하지만 스크린에서는 욕망에 ‘미친’ 여성으로 180도 바뀐다. 6월 6일 개봉하는 영화 ‘후궁: 제왕의 첩’(18세 이상 관람 가)에서는 ‘방자전’보다 훨씬 더 뜨거워진 여배우의 열정이 넘친다.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의 김대승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작품이다. 》
조여정은 “노출 연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몸매로 연기한 것은 아니다” 면서 “관객들이 내 연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그는 “또다시 노출연기를 한다는 것 때문에 어려운 선택을 했다”면서도 “시사회 때 반응이 좋아 노력한 만큼 보답이 오는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그의 미소를 볼 수 없다. 어긋난 사랑으로 후궁이 된 화연 역을 맡은 그는 스크린 속에서 내내 울고 있다. 영화는 화연을 중심으로 그를 사랑하는 성원대군(김동욱)과 권유(김민준)의 욕망과 애증을 그렸다.
노출연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적지 않았다. “러브신이 꽤 있는데 감독님이 여배우를 아껴서 리허설 땐 저 대신 남자 스태프가 리허설을 했어요. 방한복 차림의 시커먼 남자 스태프와 연기를 하면 무슨 감정이 살겠어요. 지켜보다 답답해서 제가 한다고 했죠.(웃음)”
조여정은 운명의 파도에 휩쓸려 욕망의 화신으로 변해가는 화연의 비극에 너무 울어 눈가가 부은 채로 촬영했다고 했다. 그가 해석하는 영화의 메시지는 이렇다. “욕망은 고슴도치일 수 있어요. 예뻐해 달라고 자꾸 다가가지만 상대방은 너무 따갑죠. 내 욕망이 다른 이에게 어떤 상처를 줄까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예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눈물이 나요.”
영화 ‘후궁: 제왕의 첩’에서 성원대군(김동욱)이 궁에서 가질 수 없는 단 한 여자, 화연(조여정)에게 다가가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