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박 전 위원장이 자신과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팀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의 측근인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도 재반격에 나섰다. 그는 “(박 원내대표는) 갖고 있는 관련 자료를 다 공개해야 한다. 그것도 지체 없이 즉각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민주당을 거짓말만 일삼는 형편없는 집단으로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평의원도 아니고 소위 제1야당의 대표라는 분이 근거도 하나 제시 못하면서 연막만 피우고 진지하지 못하게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일단 진실 여부를 가릴 열쇠는 검찰이 쥐고 있다. 검찰은 이미 박 씨의 로비사건을 수사하면서 박 씨가 정관계, 언론계 인사들과 수많은 만남을 가져 왔다는 진술을 받아놨기 때문이다. 박 씨와 가깝게 지낸 인사들은 당시 검찰에서 “박 씨의 일정에 박 전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잡혀 있었다” “박 씨가 박 전 위원장을 만나러 어디어디로 간다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진술들이 범죄 혐의와 관계없다고 보고 실제 만났는지 여부는 가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만남 여부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크게 다칠 수도 있다. 만약 만남이 사실일 경우 박 전 위원장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반대로 박 원내대표가 허위 사실을 폭로했다는 오명을 쓰고 기소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신뢰를 중시하는 박 전 위원장이 고소까지 한 걸 보면 박 씨를 만나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브로커인 박 씨가 박 전 위원장을 실제 따로 만난 적이 없으면서도 박 전 위원장과 가깝게 지내는 것처럼 호가호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박태규 로비사건’ 개요 ::
박태규 씨(72)는 정관계에 두꺼운 인맥을 갖고 있는 거물급 로비스트.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개입해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있다. 민주당은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과 박 전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 씨가 친한 관계라는 점, 박 전 위원장과 박태규 씨의 접촉설을 들어 박 전 위원장이 저축은행 문제에 연루됐을 것으로 주장한다. 박 전 위원장 측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