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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센 병현 거센 택근… 굳센 넥센!

입력 | 2012-05-22 03:00:00

거침없는 이택근 덕분 박병호-강정호 펑펑
전국구 스타 김병현은 후배들에 자신감 심어




 김병현(왼쪽). 이택근.

프로야구에서 부러울 게 없는 ‘부자’ 구단 삼성과 기댈 곳 없는 ‘초보’ 구단 넥센이 맞붙은 20일 목동구장. 6위 삼성은 승리가 절실했다. 앞선 넥센과의 두 경기를 모두 패했던 데다 이날은 그룹 최고위층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까지 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지만 이날 경기의 승자는 다윗 넥센이었다. 넥센은 삼성을 5-3으로 꺾고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지난해 최하위 팀 넥센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주 넥센은 롯데와 삼성을 연파하며 팀 최다 타이인 6연승을 질주했다. 21일 현재 19승 1무 14패로 선두 SK에 불과 1경기 뒤진 2위다. 그 중심에는 오프 시즌 거액을 주고 영입한 이택근(4년에 50억 원)과 김병현(1년에 16억 원)이 있다.

○ 앞에서 끌어주는 이택근

이날 연타석 홈런을 치며 승리의 주역이 된 박병호는 수훈 선수 인터뷰 때 면도크림 세례를 받았다. 김영민도 10일 목동 LG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후 인터뷰 중 물세례를 받았다. 이 같은 넥센의 신바람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주역은 바로 이택근이다. 그는 고참다운 리더십으로 20대 초·중반의 후배들과 격의 없이 지내고 있다.

올 시즌 이택근이 넥센으로 돌아오면서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완성됐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택근이 형이 돌아온 뒤 타격 부담을 덜었다”고 입을 모은다. 잘 치고 잘 달리는 이택근 덕분에 박병호와 강정호는 상대적으로 편한 타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택근은 “내가 오히려 병호와 정호의 도움을 받고 있다. 뒤에서 워낙 잘 쳐줘서 내 야구를 할 수 있다”며 후배에게 공을 돌렸다.

○ 뒤에서 밀어주는 김병현

야수에 이택근이 있다면 투수로는 김병현이 있다. 국내 첫 선발 등판이던 18일 목동 삼성전. 삼성은 언더핸드 투수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왼손 타자를 1∼5번 타석에 배치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 과감하게 몸쪽 직구와 슬라이더를 뿌렸다. ‘칠 테면 쳐보라’는 식이었다. 4회 호수비를 한 중견수 정수성에겐 공수교대 때 달려가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넥센의 살신성인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김병현은 4와 3분의 2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배의 격려를 받는 것 자체가 젊은 선수들에겐 동기 부여가 된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김병현은 ‘꿈’ 같은 존재다. 김병현과 같이 밥 먹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으로 힘이 된다”고 했다. 김병현과 이택근이라는 두 바퀴가 넥센을 힘차게 굴리고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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