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3루타… 5회엔 삼진넥센, 삼성 꺾고 4연승
국내무대 첫 선발 등판 프로야구 넥센의 김병현이 18일 목동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 4회초 2사 2루에서 삼성 박한이를 내야 땅볼로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삼성 류중일 감독은 18일 목동 경기를 앞두고 넥센 더그아웃을 방문해 김시진 감독에게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국내 무대에 처음 선발 등판하는 넥센 김병현의 호된 신고식을 예고한 것이다. 삼성은 1번부터 5번까지 모두 왼손 타자를 배치하며 오른손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에 대비했다.
류 감독의 전략대로 김병현은 경기 초반 왼손 타자들에게 고전했다. 먼저 1회 2사 이승엽과의 첫 대결에서 3루타를 맞았다. 좌익수 장기영이 왼쪽 펜스에 부닥치며 몸을 날렸지만 공이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튕겨 나온 아쉬운 타구였다. 최형우는 중견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뽑아내며 이승엽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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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은 5회 다시 위기를 맞았다. 정형식의 기습 번트 때 3루수 김민우가 공을 더듬어 출루를 허용한 것이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김병현은 이승엽을 삼진으로,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채태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4-2로 앞선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아웃 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는 상황이지만 ‘95개’를 한계투구수로 공언했던 김시진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과감한 교체를 감행했다.
넥센은 김병현에 이어 등판한 김상수가 연속 안타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3점을 추가하며 7-6으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넥센은 선두 SK에 1경기 차 2위로 뛰어올랐다.
김병현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공 96개로 타자 23명을 상대해 6안타 2볼넷 3실점해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김병현은 “오늘이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보다 더 떨렸다. 5회를 못 채워 아쉽지만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인 126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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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