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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시중 떨게한 ‘돈뭉치 사진’은 가짜였다

입력 | 2012-05-19 03:00:00

협박편지에 동봉한 운전사 “인터넷서 내려받은 사진”
檢 파이시티 수사결과 발표… 최시중-박영준 구속기소




이동율 EA디자인 사장의 운전사 최모 씨가 “금품수수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보낸 협박편지에 첨부한 돈뭉치 사진은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가짜 사진’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최 전 위원장은 이 사진이 진짜라고 믿고 언론 인터뷰와 검찰 조사에서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사진 한 장이 현 정부 최고 실세의 몰락을 부른 셈이다.

현 정부 실세 2명을 구속시킨 이번 수사에서 최 씨의 범행은 로비의 전모를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이 사장의 운전사를 그만둔 뒤인 2009년 12월 “로비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이 사장과 파이시티 시행사 이정배 전 대표를 협박해 돈을 뜯었다. 올 1월에는 최 전 위원장에게 직접 협박편지를 보내면서 “이 사장이 최 전 위원장에게 돈을 건넬 당시에 찍은 사진”이라며 돈뭉치 사진을 첨부했다. 이 사장은 최 전 위원장에게 이 사실을 전해 듣고 다시 돈을 줘 최 씨의 입을 막았다.

그러나 이 사진은 최 씨가 직접 찍은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떠도는 ‘자동차 트렁크 속 쇼핑백 돈다발’ 사진을 내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는 자신이 직접 3000만 원을 전달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협박하는 등 추가 범행을 꾀하다 검찰에 체포돼 구속 기소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날 2006∼2008년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이 전 대표와 이 사장에게 13차례에 걸쳐 매달 현금 5000만 원씩을 받는 등 모두 8억 원을 받은 혐의로 최 전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최 전 위원장은 “23일 심혈관계 수술을 받겠다”며 최근 검찰에 소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2006∼2008년 이 사장에게 9차례에 걸쳐 1억6478만 원, 2008년 7월 S건설로부터 1억 원을 받는 등 모두 2억6478만 원을 받은 혐의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에게 맡긴 수표와 현금 1억9500만 원에 대해 계좌 추적한 결과 박 전 차관이 대통령기획조정비서관을 그만둔 직후 울산지역 산업단지 승인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추가 포착했다. 박 전 차관은 이 시기 이 사장에게 478만 원 상당의 개인사무실 집기도 지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사장이 이 전 대표에게 33억9000만 원을 받았지만 이 가운데 최 전 위원장 등에게 전달한 돈과 사업보수 등을 제외한 5억5000만 원에 대해서만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구속 기소했다.

▶ [채널A 영상] “운전기사 이씨, 현금 보따리를 받는 장면을…”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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