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中 당이페이 꺾고 우승
입단 11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한 백홍석 9단. 첫 타이틀이 세계대회인 비씨카드배다
○ 단기 필마…‘내 식대로’ 역전승
백 9단은 1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 5번기 제4국에서 당이페이 4단(18)에게 백 반집승을 거둬 종합전적 3-1로 우승했다. 1회 때는 구리 9단이, 2, 3회는 이세돌 9단이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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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페이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랭킹 1위 이세돌 9단과 중국랭킹 1위 탄샤오 5단을 꺾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준우승 상금은 1억 원.
이번 비씨카드배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유력한 우승 후보인 이세돌-이창호 ‘양이(兩李)’가 초반 탈락했고 한국은 32강전에서 중국의 황사바람에 밀려 1승 10패라는 수모를 겪었다. 그 결과 16강에 오른 중국 기사는 13명인 데 비해 한국은 백홍석 등 3명뿐이었다.
백 9단은 이 대회에서 중국의 강자들을 차례로 쓰러뜨렸다. 16강전에서 뉴위톈 7단에게 극적인 반집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8강전에서는 중국랭킹 1위까지 올랐던 저우루이양 5단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4강전은 후야오위 8단에게 거의 절망적인 바둑을 역전시키는 드라마를 보여줬다. 이 때문에 ‘뒷심의 사나이’라는 별명도 함께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 기사 4명을 차례로 꺾는 등 중국 기사와 34번 만나 22승 12패로 중국 기사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승준 9단은 “백 9단이 본래 중반에 강하고 한방이 있는 전투형 기사였는데, 최근 들어 종반 집중력이 강해지고 마무리도 전보다 정교해지는 등 바둑이 한 차원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랭킹이 22위에서 8위까지 뛰어올랐다. 이날까지 26승 8패로 다승 3위이기도 하다.
○ 11년 만에 첫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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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이후 한 살 위로는 한국 바둑의 허리 역할을 하는 황소 삼총사(최철한 원성진 박영훈)에 치이고, 한 살 밑으로는 토끼띠 삼총사(윤준상 이영구 홍성지)에게 끼여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홉 번이나 정상을 노크했으나 한 번도 타이틀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의 황사바람에 고수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새로운 영웅으로 올라섰다.
△1국 당이페이(178수·백 불계승) △2국 백홍석(168수·백 불계승) △3국 백홍석(241수·흑 불계승) △4국 백홍석(257수·백 반집승)
: : ▽백홍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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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입단
―원익배 기성전 등 9차례 준우승
―국내 랭킹 8위
―올해 다승 3위(26승 8패)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