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부터 삼계탕까지, 더 맛있고 건강하게 진화하는 간편식
○ 3분 카레에서 삼계탕까지… HMR ‘진화’
최근에는 HMR의 종류가 죽, 수프, 국, 탕, 찌개, 면, 조림, 밥, 도시락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HMR로도 한상을 차릴 수 있을 정도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HMR 시장 규모는 2009년 7100억 원에서 2010년 7747억 원, 지난해 8729억 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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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HMR가 처음 나온 건 오뚜기가 끓는 물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3분 카레’를 출시한 1981년이었다. 당시 HMR는 소비자들에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오뚜기의 성공으로 다른 식품업체들도 카레, 짜장 외에 덮밥소스, 미트볼 등을 밥과 곁들일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음식은 손맛’이라는 가치관과 가공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으로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
본격적으로 HMR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핵가족과 맞벌이 부부, 독신가구가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부터다. 식품 가공기술이 발달해 품질이 향상된 것은 HMR 시장 확대에 불을 지폈다. 업체들은 조미료를 넣지 않고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며 영양 균형을 고려하는 등 ‘웰빙’을 강조하고 있다.
‘슬로 푸드’로 인식되던 삼계탕, 된장찌개 등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스파게티 같은 외국음식이 HMR의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만들기 복잡한 한식으로도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 건강한 HMR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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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듬북담북’ 시리즈인 삼계탕과 사골보감탕, 갈비보감탕, 궁중육개장, 황태해장국은 인삼과 황기, 오가피 등 한방 재료를 풍부하게 넣었다. 특히 삼계탕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기른 국내산 영계만 사용했고 콜라겐 함유량을 일반 삼계탕 대비 50% 이상 늘렸다. 사골보감탕은 사골육수를 99% 함유했다.
오뚜기는 20여 종의 HMR를 선보이고 있다. 김치찌개, 청국장 등 냉장 찌개류와 전복죽을 비롯한 냉장죽, 바비큐 폭립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노우밸리 바베큐 폭립’ 3종 등을 내놓았다. ‘스노우밸리 정통 벨기에 와플’ ‘꽁꽁 쌀떡볶이’ 등 간식류도 출시했다.
대상FNF 종가집은 묵은지찜 요리를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종가집 묵은지 김치찌개’ ‘종가집 묵은지찜 고등어용’ ‘종가집 묵은지찜 삼겹살용’ 등 3종을 선보였다. 1년 이상 숙성시킨 묵은지에 저온살균법으로 제조한 양념장, 육수 등으로 구성했다.
대상 청정원은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만 데우면 되는 ‘렌지짱’을 선보였다. 숯불 떡갈비, 미트볼, 햄버그 스테이크, 매운 홍닭, 소시지 야채볶음 등 5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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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도 HMR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HMR 매장을 106개 점포까지 확장했다. 상품 종류는 국, 탕, 샐러드, 볶음밥 등 280여 종으로 늘렸다. 푸딩이나 샐러드 등 낮은 칼로리로 끼니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과 한번에 다 먹을 수 있는 소용량 반찬 등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조한 후 바로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유통업체의 특성상 유통기한이 3∼5일 이내인 제품까지도 개발할 수 있다”며 “레스토랑에서 먹는 갓 만들어진 음식과 가장 가까운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유통업체 HMR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