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감독(왼쪽)-김기태 LG 감독. 스포츠동아DB
박빙레이스, 피 말리는 감독열전
LG·넥센 뜻밖의 선전과 삼성의 부진
1위와 7위 3.5게임차 엎치락뒤치락
김기태 감독“1승보다 멀리봐야 승산”
류중일 감독 “결국 투수력에서 결판”
“이런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LG 김기태 감독의 말처럼 이례적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보는 팬들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현장 감독들은 피가 마른다”고 했다.
무엇보다 승률 5할 언저리에 대부분 팀들이 몰려 있어 ‘자고나면 순위가 바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촌놈 마라톤’은 안 된다
팀당 채 30게임도 치르지 않았지만 페넌트레이스 초반 ‘박 터지는’ 순위싸움은 예상 밖이다. 하위권 후보로 꼽혔던 LG 넥센의 동반 선전과 ‘독보적 1강’으로 꼽혔던 삼성의 부진 등이 맞물린 결과. LG 김 감독은 13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럴 때 일수록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당장의 1승에 목을 매다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어 ‘오버’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팀을 꾸려 운영하는 게 장기적으로 보면 팀에 보탬이 될 것이란 말이다.
삼성 류 감독도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이럴 때는 매일 순위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며 “심리적으로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 그게 잘 안 되니 문제”라고 했다.
○결국은 투수력 싸움
류 감독은 “3게임차를 줄이려면 한달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면서 “3연승, 3연패면 쉽게 3게임차가 줄어들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투수력에 주목했다. 촘촘한 간격의 순위 싸움이 언제까지 갈지 쉽게 점칠 수 없지만 “결국은 투수력 좋은 팀이 살아남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류 감독은 “2009년 등 한창 KIA 선발진이 좋을 때 만나보면 상대하기 버겁다는 걸 느끼곤 했다”면서 “마운드 힘이 좋은 팀이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페넌트레이스가 팀당 133게임씩이지만 결국은 마지막 33게임에서 순위가 갈리고, 그 때까지 누가 살아남느냐가 중요한데 최종적으로 투수력에서 그 희비가 갈릴 것이란 말이었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