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철거명령 취소하라”… 법원, 기념사업회 승소판결친일논란에 제막 후 소송전
▶본보 2011년 8월 27일자 A12면 “거제시,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 말라”
창원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이일주)는 10일 사단법인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회장 황덕호)가 거제시장을 상대로 낸 ‘고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명령 및 철거대집행 계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거제시는 동상 철거명령 및 동상 건립 승인을 취소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기념사업회는 거제시의 동상 건립 승인을 믿고 동상을 세운 뒤 제막식까지 개최했다”며 “설령 승인 자체에 위법이 있다 할지라도 신뢰보호 원칙에 따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념사업회 이익은 보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거제시가 ‘동상 설치로 인해 시민 화합 및 정서적 안정과 통합, 법치국가의 원리, 행정의 법률 적합성 등 공익이 침해된다’고 주장하지만 김 장군 동상이 공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거제시는 ‘기념사업회 측이 동상 건립을 신청할 당시 문화재 영향검토를 의뢰하지 않아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하지만 기념사업회 쪽에 문화재 영향검토를 신청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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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막식 직후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등 거제지역 일부 시민단체가 “김 장군은 일제강점기 항일 무장저항세력 토벌 부대에서 복무한 전력이 있는 친일 인사”라며 철거를 요구했다. 7월 20일엔 동상을 검은 차양막으로 둘러싸고 쇠사슬을 감기도 했다.
지역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경남도는 ‘김 장군 동상이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문화재 영향검토를 거치지 않은 무단 시설물’이라며 거제시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거제시는 이를 토대로 같은 해 7월 26일 기념사업회 측에 ‘8월 15일까지 동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하겠다’는 계고장을 보냈다. 기념사업회는 즉각 거제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 이날 승소했다. 거제시 측은 “조만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