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연주자 조혜령씨, 음반 ‘솔 오브 서울’ 내놔
동아일보DB
조 씨가 해금으로 서울을 노래한 음반 ‘솔 오브 서울(Soul of Seoul)’은 그렇게 태어났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가 서울의 다양한 표정과 느낌을 담은 곡을 해금으로 풀어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낸 세 번째 음반으로 윤 씨와 공동 프로듀서를 맡았다. 첫 번째 음반은 ‘아리랑’ ‘섬집 아기’ ‘문 리버’ 등 듣기 편한 음악으로 꾸민 ‘해금의 향기’(2010년), 두 번째는 전통 해금 작품만 담은 ‘아카데미즘’(2011년)이다.
윤 씨가 서울을 주제로 한 음반 작업을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조 씨는 여러 차례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위 ‘퓨전 국악’이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하나를 더 보태고 싶지 않았다. 보수적인 국악계의 “시골 국밥집 앞에서나 그런 음악을 연주하라”는 꾸지람도 조금은 두려웠다. 하지만 윤 씨는 “사람들이 인상 쓰면서 국악을 듣는 게 좋으냐. 친근하고 재밌는 방식으로 해금을 알릴 수 있다”고 설득했다. 고민하던 그는 어느 날 연주회가 끝난 뒤 “아쟁 잘 들었다”는 한 관객의 인사에 해금을 더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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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시김새와 농현 등 국악적 어법을 곡마다 다르게 적용했다. 깽깽이라고도 불리는 해금의 익살스러운 면부터 질그릇 같은 특성, 매끈함과 경쾌함까지 두루 맛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음반 작업을 할 때 해금 소리에 ‘떡화장’을 해서 일반인들이 듣기 편하도록 뭉툭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담백하고 까끌까끌한 원래의 소리를 살렸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국악고,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했으며 동아국악콩쿠르 금상, 전주대사습놀이 기악부 장려상 등을 받았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