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물로 취급되는 개미도 ‘집단지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동아일보DB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 때의 일이다. 어느 해 봄 환공은 군사를 이끌고 고죽국을 정벌하러 떠났다. 예상보다 전쟁은 길어졌고, 그해 겨울이 되어서야 간신히 끝나게 됐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귀국하는 게 관건이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혹한을 피해 지름길을 찾다가 돌아오는 길마저 잃고 말았다. 모두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관중(管仲)이 나섰다.
“지금은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이럴 때는 개미가 필요합니다. 흙이 한 치쯤 쌓인 개미집이 있으면 아래 물이 있을 것입니다.”
군사들이 서둘러 개미집을 찾아 밑을 파보니 그의 말대로 샘물이 흐르고 있었다.
칼과 창이 거세게 부딪치고, 북소리와 피가 범벅이 되는 전쟁터에서 ‘늙은 말과 개미’는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저평가된 존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저평가된 가치가 순식간에 고평가될 수도 있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인재’라고 표현하는 사람에게는 투자하기가 어렵다. 그는 이미 상당한 투자를 받고 있을 것이기에 당신의 투자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둘러보면 저평가되어 아직 ‘인재’라 불리지 못한 사람들이 분명 있다. 그들에게 투자하면 훗날 그들은 당신의 ‘진퇴양난’에 돌파구를 제시해 주는 해결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