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4곳 매물로 나올 듯… 향후처리 골머리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1, 2차 구조조정 때처럼 금융지주회사, 증권사 같은 건실한 인수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사는 이미 1, 2개씩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KB금융이 제일저축은행, 신한금융이 토마토저축은행, 우리금융이 삼화저축은행, 하나금융이 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해 새 주인이 된 것. 이 밖에 증권업계에선 대신증권이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현대증권이 대영저축은행, 키움증권이 삼신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이번에 영업정지 된 4개 저축은행도 한주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몸집이 커서 다시 한 번 금융지주사의 인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자산이 5조 원에 육박하고 한국, 미래저축은행도 자산이 약 2조 원에 이른다.
광고 로드중
금융지주사들의 이 같은 반응은 기존에 인수한 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가 빠듯한 데다 저축은행의 수익모델 자체에 회의를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해 올 1월 신한저축은행을 출범시켰지만 1분기 137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KB저축은행(옛 제일저축은행)도 1월 영업재개 이후 40억 원의 손실을 봤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인수한 저축은행의 부실대출을 정리하고 안정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보통 1, 2년씩 걸린다”며 “이익은 형식적으로 조금만 내고 충당금을 쌓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것도 금융당국의 압력에 할 수 없이 떠안은 측면이 있다”며 “저축은행 업계의 수익 모델이 예전과 달리 매우 제한된 데다 부정적인 여론도 확산돼 인수에 선뜻 나서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