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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토박이인 젓갈집 할아버지는 칠순을 넘은 연세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기골이 장대하고 기운이 넘쳤다. 비 내리는 주말, 홀로 심심하게 가게를 지킬 각오를 하고 있다가 뜻밖에 말동무가 생긴 것이 반가운지 유도와 축구를 하던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를 구수하게 풀어놓았고 얘기는 구운 오징어보다 맛있었다.
난로 위 구운 오징어가 다 떨어지자 마치 아들에게 말하듯 “더 갖고 오라”고 하신다. 주인과 손님의 역할이 바뀌었다. 주인은 난롯가에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우리는 건어물 선반을 뒤져 오징어를 꺼내 왔다.
물론 할아버지는 오징어값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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