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하라, 나는 자유다/아리아나 허핑턴 지음·이현주 옮김/264쪽·1만3800원·해냄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커진다. 여성용 자기계발서여서, 블로그를 기반으로 시작했던 인터넷 신문을 주류 언론 못지않은 영향력 있는 매체로 키워낸 성공담은 빠져 있다. 원저가 나온 해도 허핑턴포스트 창간 이듬해인 2006년이어서 회사 얘기를 길게 할 내용도 없을 때였다.
책의 메시지는 제목 그대로 ‘담대해지라’는 것(원문엔 ‘fearless’로 나온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온갖 두려움을 극복해낸 저자의 개인사다. 1950년 그리스 아테네 언론인 집안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려서는 큰 키(13세에 177cm)와 긴 코가 콤플렉스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케임브리지 유니언’이라는 토론 클럽에서 활동할 때는 ‘우스꽝스러운’ 그리스식 이름과 억양 때문에 놀림을 받았다.
52세에 블로그의 세계에 눈떠 1년 후 블로거 2명과 허핑턴포스트를 시작하면서 “살아남기 힘들 수밖에 없는 실패작”이라는 혹평에 시달렸다. 하지만 ‘담대’했던 그는 이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자기 이름을 내건 신문사를 알짜배기 회사로 키워낸 뒤 창사 6년 만에 공룡 인터넷 기업 AOL에 3억1500만 달러(약 3560억 원)를 받고 팔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언론인답지 않게 각종 통계를 출처와 연도 없이 인용한 부분은 아쉽다. 책날개의 ‘2012년 온라인 매체로는 최초로 퓰리처상 수상’이라는 문구는 사실과 다르다. 비영리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가 온라인 매체로는 처음으로 2010년 이 상을 받았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