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49:35:28:14 → 결선 67:60… 호남표 몰린듯
4일 오전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 끝에 당선된 신임 박지원 원내대표(왼쪽)가 김진표 전 원내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가운데는 박 원내대표와 접전을 펼친 유인태 국회의원 당선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절반의 승리?
원내대표 경선은 박 원내대표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그룹의 좌장 격인 이 고문과 역할분담 연대를 하면서 당초엔 싱거운 승부가 예상됐다. 박 원내대표 측은 전체 127표 중 80표가량을 얻어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내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1차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박 원내대표 진영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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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당선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어떤 경우에도 독주와 독선을 하지 말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무서운 경고를 다시 한 번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박 역할분담론’에 대한 ‘담합’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또 그는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결정되는 대로 원 구성은 물론이고 가장 시급한 언론사 파업 문제, 민간인 불법사찰,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 등에 대해 진상조사나 국정조사, 청문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원 구성과 관련해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상당히 강팀으로 구성하겠다”며 “박영선 의원이 그 중심(위원장)에 설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여 강경투쟁의 선봉에 서온 인물이다.
○ 당권 향배는 예측불허
‘이-박 역할분담론’에 대한 거센 역풍에도 불구하고 박 원내대표가 당선됨에 따라 다음 달 9일 전대에서도 이-박 연대가 위력을 발휘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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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가 당초 합의대로 이 고문을 드러내놓고 도울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고문을 지원할 경우 당이 주류연합과 비주류연합 간 갈등으로 급속히 빠져들 것이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6·9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공정하게 지도부가 선출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며 ‘중립’을 다짐했다. 당대표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인 김한길 당선자는 트위터에서 “박 원내대표의 승리는 계파 정치를 지지하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공정한 관리자로서의 비대위원장으로 일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