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14개로 센트럴리그 2위… 힘겨운 싸움에도 흔들림 없어 돌아온 이승엽은 연일 홈런쇼, 두 선수의 뒤바뀐 운명 흥미
그랬던 둘의 운명이 1년 만에 거짓말처럼 뒤바뀌었다. 일본 오릭스로 이적한 이대호는 2할대 초반의 타율에 머물고 있다. 반면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은 4할대 타율(0.406)에 5홈런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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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홈런은 실투에서 나온다. 몸쪽이나 바깥쪽으로 제대로 제구된 공을 홈런으로 연결할 확률은 높지 않다. 일본 투수들이 이대호를 상대로 던지는 공엔 실투가 거의 없다. 집중 견제를 하면서 던지기 때문이다. 정면승부를 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칠 테면 치고 말 테면 말라’는 식으로 요리조리 피해 던진다.
이 때문에 이대호는 30일 현재 볼넷을 14개나 골랐다. 퍼시픽리그 단독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롯데에선 이대호를 걸러 보내면 홍성흔이나 강민호를 상대해야 했다. 그렇지만 팀 타율이 6개팀 중 5위인 오릭스에선 이대호의 뒤를 받칠 선수가 별로 없다. 이대호로선 외로운 싸움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타격폼이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게 그렇다. 조급해하지 않고 공을 끝까지 본다. 30일 세이부와의 경기에서는 7회 후지타 다이요의 실투성 투구(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받아쳐 시즌 2호 홈런도 때렸다. 4-4 동점을 만드는 소중한 홈런이자 인내로 만들어낸 홈런이었다. 오릭스는 이날 9회 말 발데리스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5-4로 이겼다.
○ 홈런 스윙으로 돌아온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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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것도 예전의 호쾌한 스윙을 되찾는 것이었다. 겨우내 훈련한 효과는 시즌 시작과 함께 빛나고 있다. 그가 날린 5개의 홈런은 대부분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적극적인 타격을 해서 얻은 결과다. 니퍼트(두산), 로페즈(SK), 바티스타(한화) 등 홈런을 친 상대 투수 역시 에이스급이다. “홈런 30개는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이대호와 이승엽의 홈런레이스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