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우울증’ 김중호 신부의 ‘거룩한 약속 실천’
지난해 본보와의 인터뷰 이후 5개월 만에 우울증이 거의 완치된 김중호 신부가 25일 여동생의 집에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아래는 김 신부가 후원금을 보내온 독자들에게 보내는 자필 편지.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김 신부는 지난해 인터뷰 이후 꼭 5개월 만인 23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기사가 나간 뒤 지인은 물론이고 이름 모를 후원자들로부터 따뜻한 격려가 이어졌고 덕분에 병이 거의 완치됐다”고 밝혔다. 25일 서울 성동구 여동생 집에서 다시 만난 김 신부는 여전히 검은 사제복 차림이었지만 표정은 한결 밝아 보였다. 그는 “예상치 못한 많은 격려에 ‘아직 내가 할 일이 많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투병 이후 집에만 머물던 그는 매일 한 시간씩 걷기 운동을 했고 사람들도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예전에는 책도 싫고 음악도 싫었는데 이제는 다시 읽고, 듣고 싶다. 사람들도 보고 싶어졌다”며 “자연스레 우울증이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고 했다.
이번 주부터는 자신이 35년 전 처음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한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전진상의료원으로 돌아가 호스피스 병동을 보살피는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김 신부는 “죽음을 앞둔 분들께 의사이자 신부로서 도울 일이 반드시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김 신부의 외조카인 이도성 씨(37·정형외과 전문의)도 보도 이후 삼촌의 뒤를 이어 정기적으로 전진상의료원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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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신부는 “일일이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하지만 후원자들이 연락처나 이름을 남기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그러지 못했다. 보내주신 돈이 소중하게 잘 쓰이고 있다는 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7일자 동아일보 1면에 실린 김중호 신부 인터뷰 기사.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