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기 前시장 불명예 퇴진 이어… 김학기 시장도 구속
○ 성장도 불명예도 닮은꼴 형제
김 시장의 부친은 초등학교 교사였다. 첫째와 둘째 형도 공무원이었다. 김 시장과 김 전 시장은 9년 터울로 셋째와 막내. 형제가 걸어온 길은 이상하리만치 닮았다. 북삼초교, 북평중, 북평고 동문인 데다 관료 출신. 형들 모두 공무원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란 김 시장은 북평고 재학시절 9급 공무원에 합격해 공직에 투신했다. 형제는 삼척군청에서 처음 공직을 시작해 강원도로 옮긴 것도 같다. 다만 형이 도에서 주로 근무했다면 동생은 도를 거쳐 내무부 등 중앙부처에서 근무한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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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 몰락에 지역 자존심만 상처
이번 사건을 지켜보는 지역사회의 시선은 따가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동해시는 제3대 시장을 지낸 김진동 전 시장도 재직 중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임기 만료 후 벌금 100만 원 형을 선고받아 연이어 당선된 3명의 시장이 모두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주민 김모 씨(45)는 “동해시에 산다는 것이 창피할 지경”이라며 “형이 잘못을 해서 쫓겨났으면 동생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어찌 그리 형제가 똑같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해시 공무원들은 이날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시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촉각을 세운 채 어수선한 하루를 보내다 결국 영장이 발부되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시장의 구속으로 동해시는 심규언 부시장의 시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된다.
김 시장은 2006년 처음 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 “절대로 혈연 지연 학연에 연연하지 않고 오랜 공직 경륜과 도덕성을 무기로 시정을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또 당선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형님의 경험을 존중하지만 쓰라린 교훈도 있는 만큼 클린 시정을 펼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형과 똑같은 길을 걸은 셈이다.
동해=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