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분기 GDP 증가율 의미
○ 경기 저점 통과했나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올 1분기 GDP는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9년 3분기(1.0%)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4분기의 이례적인 침체 국면이 이어진 결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세계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최악의 불황을 경험했다. 한국 경제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지표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 1분기는 대체로 산뜻하게 출발한 편이다.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1.0% 늘어났고 설비투자와 수출이 각각 10.8%, 3.4% 증가했다. 유일하게 건설투자만 ―0.7%로 뒷걸음질쳤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살아났다는 게 고무적”이라며 “다만 건설투자의 감소는 4대강 사업이 끝나고 정부 지출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서 복지로 전환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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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들도 “전망 긍정적”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한국 경제의 앞날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양호한 재정건전성, 뛰어난 수출 경쟁력, 낮은 은행 리스크 등이 낙관론의 근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한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가운데 가장 낮은 33% 선”이라며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고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UBS도 “한국이 중국보다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10년 새 1%포인트 끌어올렸고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최근 한국 은행권의 국가리스크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한국의 가계부채가 소비 위축, 은행 자산건전성 악화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 재정위기가 아직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국내 일부 기관들도 여전히 경제 회복세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많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