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대호, 장원준 등 투타 핵심선수가 빠져나간 뒤 위기설이 나돌았지만 실력으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롯데 양승호 감독 인터뷰
“7승 중 5승은 예전 같으면 진 경기
잔루 1위지만 선두…달라진 증거”
2008년 4월 19일 이후 처음이니까 정확히 4년, 1462일 만의 1위다. 롯데는 2012년 4월 20일 난전 끝에 KIA를 누르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1위 직후 롯데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비록 초반이지만 전혀 주목받지 못한 전력으로 1위까지 치고 올라간 데 따른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경기력으로 요행히(?) 이기는 것 자체가 불안하기도 했다. 자, 여기서 의문이 두 가지 떠오른다. ‘야구는 못하는데 경기는 이기는’ 롯데의 현실을 어떻게 봐야할까. 그리고 롯데의 ‘이변’은 얼마나 오래갈까.
-1위다. 감독부터 예상 안한 결과 아닌가.
“타자들이 이렇게 잘 쳐줄지 몰랐다. 박종윤과 홍성흔이 이렇게 잘 칠 줄이야. 중간 투수들도 의외다. 역전을 안 당했다.”
-동의한다. 그러나 이기기는 하는데 경기는 별로 못한다.
“나는 그것이 롯데가 강해진 변화라고 생각한다. 자, 보자. 우리가 7승을 했는데 이 중 5승이 질 수 있는 경기였다. 예전 같으면 몰랐는데 이겼다. 강해진 것이다. 롯데가 잔루 1위(94개·2위는 89개의 삼성·한화)다. 그런데도 이기고 있다는 것은 선수들이 뭔가를 얻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 외에 투수가 없었다. 시범경기부터 많이 던진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사실은 캠프부터 ‘4월부터 쓸 테니 맞추라’고 얘기해뒀다. 어깨 보호(부상 전력이 있다)를 어떻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개막전, 그것도 위기에서 썼는데 됐다. 그제야 나도 자신을 얻었다.”
-얼마나 가겠나. 또 이러다 마는 건 아닐까.
“언제까지 가느냐는 중요한 질문이 아니다. 부담을 안 주는 것이 감독의 할 일이라고 믿는다.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이제 4월에 남은 6경기 다 져도 5할이라고. 이미 선전하고 있다. 6월까지 5할만 가면 여름에는 자신 있다.”
-결과가 좋아서 망정이지 투수교체 타이밍이 늦다는 지적도 있다.
“사도스키는 팀의 원투펀치 중 한명이다. 20일 KIA전도 투수코치는 3회부터 바꾸자고 했는데 내가 갔다. 5-1에서 5-4까지 참자고 했는데 실제 그렇게 돼버렸고 5회에 바꿨다. 사도스키가 나한테 와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송승준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여유가 있다. 이럴 때는 1승보다는 이 투수들을 길게 봐줘야 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