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대학에 가라고 한다. 하지만 졸업하고 마주치는 것은 ‘텅빈 절벽’이다.”
미국 중부 테네시주립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지난해 5월 졸업한 켈맨 에드워드 씨가 AP통신에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그는 졸업 후 연구실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경력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실패했다. 결국 그가 잡은 일자리는 건설 근로자였다. 학교 취업상담실은 그에게 대학원 진학을 권유했지만 이미 5500달러(약 627만 원)의 학자금 빚이 있어 그마저도 어려웠다.
지난해 미국 대학 졸업자 가운데 두 명 중 한 명이 백수이거나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비슷한 수가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AP통신이 노스이스턴대 연구팀의 지난해 서베이 결과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5세 이하 대졸자 가운데 53.6%인 약 150만 명이 일자리를 잡지 못했거나 웨이터, 바텐더, 상점 계산원 등 굳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직종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3만 달러 이상에 달했던 대졸자 연봉 초임 중간값(median income)도 지난해 2만7000달러(약 3079만 원)까지 떨어졌다.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