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경찰서 신하영 경사
20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 1층 아동진술 녹화실 앞에서 만난 여성청소년계 신하영 경사(41·여·사진)는 꽃과 나비가 그려진 벽을 가리키며 “경찰서를 찾은 학생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칠했다”고 말했다. 녹화실에 들어서니 학생들이 좋아하는 알록달록한 매트리스 위에 인형이 놓여 있었다. 작은 부분까지 학생을 챙기는 신 경사의 세심한 배려가 묻어났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신 경사는 엄마의 마음으로 관내 학교 학생들을 챙긴다. 매일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학생만 20여 명이다. 신 경사는 “아침마다 출근 준비로 분주하지만 꼭 짬을 내서 경찰서를 찾았던 학생들에게 연락한다”며 “가해 학생들이 바뀌어야 학교에 다니는 우리 딸도 안전하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키 175cm에 태권도 유단자인 중학교 3학년 A 군은 학생들 사이에서 주먹으로 이름을 날리며 ‘일진’으로 군림했지만 신 경사가 매일 친구처럼 연락하자 마음을 바꿨다. 신 경사는 “어제도 A 군이 친구들과 소풍 가서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며 “A 군이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꼭 이루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