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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등판 압박받는 안철수 “조언 듣지만 출마결심 아직…”

입력 | 2012-04-18 03:00:00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17일 “언론 보도가 추측이나 과장이 많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대선출마 결심설을 부인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이 ‘서울대 강연(3월 27일) 등에서 직접 밝혔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뜻을 e메일을 통해 전해왔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당시 “내가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정치도 감당할 수 있다. 정치에 참여한다면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고 공동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했다.

안 원장 측은 “안 원장 본인이 직접 밝히지 않은 내용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게 좋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와 같은) 중요한 얘기는 본인이 직접 뜻을 밝혀야지 남들이 대신 해줄 성격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안 원장을 아는 야권 인사도 “안 원장은 지금은 움직일 생각이 없다. 그런데도 주변 사람들이 안 원장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욕망을 대선 출마설 등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이는 안 원장만 우습게 만들 뿐이다. 이런 식의 ‘애드벌룬 띄우기’는 안 원장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 원장은 e메일에서 “정치, 사회 현안에 대해 여러 사람을 만나 조언을 얻고 있는 건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숙고하는 건 당연한 과정”이라고 밝혀 최근 폭넓게 각계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것은 시인했다.

○ 야권 갑론을박


당사자인 안 원장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날 야권에서는 안 원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직무대행은 라디오에서 “안 원장과 (민주당 대선후보가) 단일화를 해야 한다면 방법은 여론조사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비과학적이다. 안 원장이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에 참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며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론까지 거론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무소속으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에 대해 “쉽지 않다고 본다”며 “국민이 대통령후보를 아무나 시키지 않는다. 박 시장 식의 그런 대통령 당선은 어렵다”고 말했다.

○ 자질 검증 제기하는 새누리

새누리당은 ‘안철수 대권 준비설’에 대해 “우리는 급할 것이 없다. 일단 두고 보자”는 반응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측은 그동안 안 원장에 대해 호의적인 언급을 하면서 연대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친박 핵심 관계자는 “안 원장이 지금처럼 주저하다가는 ‘타이밍’을 놓칠 수 있고, 일찍 링에 올라오면 치열한 검증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경우든 박 위원장에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새누리당 인사는 안 원장의 파괴력에 대한 회의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라디오에서 ‘대선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안 원장이 나와 박 위원장과 일대일 구도가 되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 “박 위원장이 큰 위협을 받을 걸로 보지는 않는다. 안 원장이 일반적으로 인기가 조금 있을 뿐이지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이나 모든 면에 있어서 아무도 제대로 된 평가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비대위원도 “지금 안 원장은 이미지만 있는 상황 아니냐”며 고건 전 총리의 예를 들면서 “무색무취한 화합형 리더십이 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안 원장의 친구인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교미래사회포럼 강연에서 ‘안 원장이 대통령을 양보하면 박원순 시장 때처럼 눈물을 흘릴 것이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은 옛말”이라며 “친구가 어떤 삶을 산다고 그 삶을 따라가는 건 아니다. 좋은 친구로서 축복된 감정 이외에는 대답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지난해 9월 안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기자회견장에서 안 원장과 포옹하며 눈물을 흘렸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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