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빈 초단 ● 목진석 9단예선 3회전 2보(20∼39)
20은 무난한 수. ‘중앙으로 한 칸 뛰는 데 악수 없다’는 바둑 격언 그대로다. 그 대신에 참고 1도 백 1로 둘 수도 있다. 그러나 흑 2로 둘 때 다음 응수가 어렵다. 백 3, 5로 고분고분 받아주면 흑 8까지 백 한 점이 그대로 흑의 수중에 들어가 곤란하다. 흑은 21, 23으로 기분 좋게 선수행사를 한 뒤 25로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며 모양을 갖췄다.
26으로 모자를 씌운 데 대해 27이 좋은 수. 쉽게 생각해내기 어려운 수. 여기서 목진석 9단이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이때 30으로 찔러간 것이 당연해 보였지만 너무 서두른 감이 있다. 참고 2도 백 1로 날일자로 두고 기다릴 곳이었다. 백 3, 5로 좌상귀를 확실히 지키고 흑 6을 기다린 뒤 큰 자리를 갔으면 실전보다 나았다.
31이 백의 의표를 찌른 수. 참고 2도처럼 백이 먼저 젖혀 잇는 맛을 없애 실리로 큰 수. 막상 31을 당하자 백의 가장 큰 집이던 좌상귀의 뒷맛이 아주 고약해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