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당 지역구 후보 440명 선거공보물 첫장 전수 분석
1인2표 투표체험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 등산로 앞에서 투표 체험장을 설치해 유권자들의 총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등산객들은 2장의 투표용지(1장은 후보자, 1장은 지지 정당)를 받아 투표 체험을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동아일보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지역구 후보가 선거공보물에 쓴 단어를 전수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은 ‘일꾼’ ‘발전’ ‘힘’을, 민주통합당은 ‘서민’ ‘사람’ ‘정권’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려진 지역구 후보 새누리당 230명과 민주통합당 210명의 선고공보물 첫 장에 언급된 단어를 집계해 조사했다. 선거공보물이 올라 있지 않은 후보 3명은 제외했다. 선거공보물은 후보자의 간판으로 공약뿐만 아니라 각 당의 선거 전략을 엿볼 수 있는 핵심적인 자료다.
각 당의 선거공보물에는 전통적 지지층에 대한 호소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새누리당은 ‘발전’(35회) ‘힘’(32회) ‘경제’(13회)를 자주 사용했다.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서울 강남을)는 ‘경제영토를 넓혀 대한민국을 키우겠습니다’라고 썼다. 보수의 대표적 키워드인 ‘발전’ ‘경제’ 등을 내세워 보수층에 미래를 기약하자는 이미지를 심어 주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서민’(30회) ‘사람’(29회)을 많이 사용했다. 이는 민주통합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서민층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통합당 이미경 후보(서울 은평갑)는 ‘서민의 삶과 중산층의 꿈을 지켜주세요’라고 썼다.
전통적 가치인 ‘일꾼’ ‘희망’ 등은 양당이 고루 사용한 데 비해 주요 화두로 꼽혔던 ‘복지’는 새누리당 1회, 민주통합당 3회에 불과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60년대 선거부터 후보들은 자신이 일 잘하는 사람임을 강조했고 희망이란 단어를 자주 입에 올렸다”며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대립 구도가 조성된 선거 국면에서 복지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반대 여론을 부를 가능성이 커 양당 모두 이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