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지 10년만에 수목장 엄수
고 민병갈 천리포수목원 설립자의 수목장이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 만인 8일 오전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현지에서 유족과 천리포수목원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이 말을 남긴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고 민병갈(미국명 칼 밀러·당시 81세) 박사(사진)가 2002년 4월 세상을 떠난 지 꼭 10년 만에 나무로 다시 태어났다.
천리포수목원은 8일 오전 11시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현지에서 고인의 수목장(樹木葬)을 엄수했다. 수목장 장소는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밀러가든 내 태산목 바로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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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곳 54만 m²(약 16만3636평)에는 400여 종의 목련과 370여 종의 호랑가시류를 비롯해 1만3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조연환 천리포수목원장(전 산림청장)은 “막상 민 박사가 세상을 뜨자 그를 추모하던 사람들이 수목원 내 양지바른 곳에 묘지를 썼다”며 “이제야 그를 나무 곁으로 돌려보내 드린다”고 말했다.
수목장 행사에는 변우혁 사단법인 수목장실천회 이사장, 김성훈 환경정의 이사장을 비롯해 미국에서 거주하는 고인의 조카 앨버트 밀러 씨 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